만성골수성백혈병

Science/Biology

2014. 11. 12. 01:57

[인터뷰]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주섭 교수 “만성골수성백혈병, 발병후 석달내 기 꺾어야”

진행 늦지만 치료 안하고 방치땐 급성백혈병으로 진행 40∼50대 다발




[인터뷰]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주섭 교수 “만성골수성백혈병, 발병후 석달내 기 꺾어야” 기사의 사진
정주섭 교수는 백혈병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초기 3개월이며, 이 시기에 표적항암제를 사용해 암세포를 줄여야 급성백혈병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초기 3개월입니다. 이 시기에 강력한 표적항암제를 사용해 암세포를 빨리 줄여야 급성백혈병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이 병을 만성질환과 같이 평생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시킬 수 있습니다.”

정주섭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초기 3개월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가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치료를 소홀하면 언제든지 병이 악화돼 가속기를 거쳐 급성기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이하 CML)은 골수에서 9번과 22번 염색체 이상(필라델피아 염색체의 출현)으로 인해 조혈모세포가 병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혈액암이다. CML은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지만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매년 인구 19명당 0.6명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령은 40∼50대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CML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약 15년 전만 해도 이 병의 진단은 곧 시한부 선고나 다름없었다. 당시의 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희망이 없어 삶의 의지가 꺾이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 글리벡 등 획기적인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관리하면 완치까지 가능해졌다. 골수이식 없이 알약 복용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2001년 30%였던 이 병의 5년 생존율이 2011년에는 약 94%까지 도달했다. 

글리벡은 백혈병 표준 치료약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랜 약제 사용으로 인한 내성의 문제가 생겨났다. 최근에는 이같은 내성에 대한 단점을 보완한 2세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가 등장했다. 글리벡의 부작용 및 내성을 극복한 치료제로는 스프라이셀, 타시그나, 슈펙트가 대표적이다. 정 교수는 “선택된 약제마다 조금씩 작용하는 기전과 부작용이 다르다”며 “환자에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복약순응도를 높여 최상의 치료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표적항암제 투여는 백혈병 치료에 있어 핵심이 된다. 백혈병은 이제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하는 질환이 되면서 암 자체 관리보다는 동반질환이나 이상반응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정 교수는 “약물 복용법을 철저하게 지키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겨 위험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며 “불편하다고 자의로 복약을 중단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부작용 등의 불편한 점이 생기면 즉각 주치의와 상의해 증상을 조절하는 약을 추가로 처방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 이 세대에 CML로 진단된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환자들은 3년밖에 못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만 잘 복용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교수는 부산대병원 내 부산지역암센터 소장도 맡고 있다. 부산대병원 암센터는 2009년 개소 이래 암 예방 및 조기검진 홍보, 암경험자와 말기암 환자 지원, 암 등록사업 및 암 연구사업까지 총체적인 관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암센터는 보건복지부 ‘우수사업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